두명의 지적장애인을 황제로 만든 진나라

2025. 3. 22. 12:16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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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를 건국한 무제 사마염은 오나라를 멸망시키면서 인생최고의 시기를 맞았습니다.

건국 초기에는 비싼 진상품이 들어오자 그것을 신하들 앞에서 태워버리며 온갖 궁상을 떨었던 그였지만, 눈앞의 가장 큰 적인 오나라가 거꾸러지자 이제는 마음을 놓고 사치와 향락에 빠진 것입니다.

오나라 궁정에서 끌고온 궁녀까지 합해 총 만여명의 궁녀를 둔 무제는 양들이 끄는 수레를 타고 궁녀를 찾아다녔고, 그 틈을 타 석숭과 왕개같은 비열한 귀족들이 백성들을 착취해 수많은 부를 쌓는등 진나라는 급속히 타락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무제에게도 후사가 문제였습니다. 그의 장남인 사마충은 사리분별이 힘든 지적장애 혹은 경계선 지능으로 추정되는데, 궁중에서 온실속 화초로 자라났기 때문에 정상적인 판단도 힘들뿐더러 자신의 아들인 사마휼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정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사마충이 태자였기 때문에 무제는 도저히 국가를 맡기기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시험문제를 내서 그를 시험하지만, 태자비인 가씨가 이것을 알아차리고 미리 작성해둔 답안지를 베끼게 해 위기를 벗어나게 됩니다. 그나마 머리는 멍청해도 글씨를 잘 쓴다는 장점이 있던 사마충은 그렇게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사마충의 아들인 사마휼은 어렸을때부터 총명해 무제의 신임을 받았고, 지적장애인 아버지 사마충과는 다르게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태자자리를 지킬수 있었고, 이것이 진왕조의 가장 큰 실책으로 남았습니다.

 

결국 무제가 죽고 사마충이 혜제로 즉위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고 자체가 불가능하며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군주는 전혀 쓸모가 없었고, 황후인 가씨가 모든것을 전횡하고 있었습니다. 가씨는 노신인 위관 등을 주살하고 정권을 틀어쥐었으며 진나라의 귀족들을 제거하고 미소년들을 궁중으로 들여 음란한 일을 벌이는 등 마음대로 정사를 처리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지위를 위협할수 있는 태자 사마휼마저 절구방망이로 때려죽였으며, 온갖 부정부패로 가씨집안 사람들을 등용해 국가예산을 착복하며 모두의 미움을 사고 있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며 진나라는 급속히 쇠퇴하고 있었고, 조왕 사마륜이 군대를 이끌고 낙양에 입성해 권력을 장악하며 악명높던 가씨들과 가황후를 죽이며 팔왕의 난이 시작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팔왕의 난 시기에도 많은 황족들은 황제인 혜제를 이리저리 끌고다니며 짐짝처럼 취급했고 결국 팔왕의 난에서 최종 승자로 등장한 동해왕 사마월이 올린 떡을 먹고 48세의 나이로 사망했으니 그나마 지적장애인인것을 감안하면 천수를 누렸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이후 진나라는 팔왕의 난으로 원기가 크게 상했고, 이어진 북방 이민족의 침입으로 낙양이 함락되며 3만이 넘는 군민들이 몰살당하는 등 국가가 멸망하게되어 남쪽 장강지역으로 도망가 재건됩니다.

그렇게 이어진 동진은 효무제 시절 북방을 통일한 전진의 백만대군을 맞아 통쾌한 승리를 거두고 땅도 상당량 수복하는등 전과를 올렸지만, 효무제가 술김에 총애하던 장귀인을 버리고 젊은여자를 찾겠다는 말을 뱉은후 장귀인의 손에 의해 살해당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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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허무한 죽음을 맞은 효무제의 뒤를 이어 즉위한 사마덕종은 안제로 불리는데, 그는 앞서 살펴본 사마충보다 더한 중증의 지적장애인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최소한의 상황판단과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했던 사마충과는 달리 사마덕종은 정말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춥고 더운것도 모르며 용변도 스스로 가리지 못할 정도의 중증이었다고 하니, 권력은 그의 숙부인 사마도자와 사마원현 부자에게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지러운 상황속에서 오두미교를 신봉하던 손은이 농민들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켰고, 반란이 장기화되면서 다시한번 대권은 군을 장악한 환현에게 넘어갔습니다. 환현은 사마덕종을 협박해 황제자리를 선양받고 초나라를 건국했지만 유유를 비롯한 동진의 대신들의 반격을 받아 처형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사마덕종은 다시 복위하며 동진이 부활했지만 이미 권력을 크게 쥔 유유를 막을수 없었고, 유유는 대군을 이끌고 북상해 진나라의 잃어버린 낙양과 장안까지 되찾으며 누구도 넘볼수 없는 업적을 쌓았습니다.

그렇지만 장안을 포함한 관중일대는 다시 잃게 되었고, 이 패전으로 초조하게 몸이 달아오른 유유는 결국 사마덕종을 살해하게 됩니다. 선양을 받아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 싶었던 유유에게 바보이며 지적장애인인 안제 사마덕종은 그냥 걸림돌이었으며, 선양를 받으려해도 사리분별 못하는 바보인 사마덕종은 전혀 이용가치가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사마덕종의 동생인 사마덕문이 동진의 새로운 허수아비 황제가 되었고, 유유는 그에게서 선양받아 새로운 송나라를 건국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사마씨는 유유의 손에 의해 거의 전멸하다시피 제거되었고 동진의 마지막 황제인 사마덕문 역시 유유가 보낸 군사들에 의해 살해되었으니, 최종적으로 진나라는 두명의 지적장애인 황제 덕분에 멸망했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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