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2. 12:43ㆍ취미생활
지난 여름에 모데로이드 고라이온을 구입하면서 조립할때 다시 고라이온 영상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예전 기억에 있었던 고라이온은 비디오로 출시되어 조금 순화된 버전의 영상이었는데, 이번에는 주말에 시간을 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했는데 오랜만에 본 고라이온은 예전 기억속 제품보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처음 고라이온은 비디오로 출시된 버전으로 봤는데, 어린이버전으로 편집한 영상은 그래도 잔인한 장면이 조금 들어있기는 했지만 이번에 다시 찾아본 오리지널 버전은 굉장히 잔인한 장면이 많았습니다.
예를들어 고라이온과 싸우는 우주수인들은 멀쩡한 외관이 거의 없을 정도로 흉악한 외모를 자랑하고, 칼에 눈을 찔려 피를 철철 흘리거나 손이나 발 등이 잘려나가 괴로워하는등의 장면은 애교이며 어린아이가 찢겨 죽는다던가 손자가 할머니를 살해하는 패륜적인 장면도 등장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거부감이 생길 정도입니다.
이것은고라이온의 감독인 타구치 카즈히코의 평소 가지고 있는 생각이 반영되었다고 하는데, 적으로 나오는 가루라제국의 잔인한 일면과 예시를 잔인하게 표현하고 이에 대항하는 주인공들을 부각시키기위해 이런 잔인한 연출을 의도적으로 넣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판 고라이온 자체가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애니메이션인데도 이렇게 잔인하고 눈쌀이 찌푸려지는 연출을 했다는것 자체가 이해는 잘 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어렸을때 봤었던 청사자의 조종사가 적의 계략에 빠져 죽는 장면은 다시봐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원래 애니메이션 속의 주인공은 아무리 위험에 빠져도 다치는것 외에는 큰 이상이 없는편인데, 갑자기 우주고양이에게 물리는 와중에 적 간부의 공격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죽는 장면은 감독의 잔인한 성향이 반영되었는지 유독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래도 81년에 나온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작화도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나름 당시 일본의 실력있는 사람들이 보여 작화를 그렸고, 색상과 구성이 복잡하고 그리기 쉽지 않은 고라이온의 디자인을 생각하면 작화도 크게 아쉽지 않은 상태이긴 합니다.
하지만 극의 후반부로 가면 이전의 실력있는 사람들이 빠지고 한국을 비롯한 하청업체들의 실력이 떨어져서인지는 몰라도 그때부터는 고라이온의 얼굴이 개그적으로 그려질때도 있고, 전반부의 상당히 좋은 작화와 비교될 정도로 떨어지는 모습은 아쉬웠습니다.
또한 우리가 알고있는 고라이온은 미국에서 방영된 볼트론으로 알고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원래 미국에서 가슴에 사자머리가 달린 미래로보 달타니어스를 미국에서 방영할 생각으로 일본 토에이에 필름을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는데, 의사소통의 잘못으로 일본측에서는 사자가 합체하는 고라이온을 보냈고 이것을 받아본 미국에서는 고라이온을 바탕으로 원작과 완전히 다른 볼트론이라는 제품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오리지널 고라이온은 굉장히 잔인하고 뼈와 피가 튀는 하드고어적인 작품인데, 이렇게 다시 태어난 미국판 볼트론에서는 이런 잔인한 장면이 배제된 미국 아동들에게 알맞는 제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미국판 볼트론을 다시 우리가 수입해 MBC에서 방영했고, 이것을 통해 작품을 접한 사람들은 원판 고라이온 대신 미국판 볼트론을 주로 기억하고 있으니 지금 우리가 찾아볼수 있는 오리지널 고라이온이 어색할수도 있긴 합니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북미지역에서 방영된 볼트론은 정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유럽지역에서는 그렌다이저를 비롯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었지만 북미지역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었는데, 이 볼트론이 방영되자 비싼 가격의 완구도 날개돋친듯 팔려나갔으며 시청률도 상당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아예 일본 토에이에 의뢰해 새로운 장면을 그려 편집하는등 다른 지역과는 다른 서비스를 해줄 정도였고, 서구권에서는 꾸준히 볼트론의 후속작이나 실사영화 제작을 추진하는 등 아직까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높은 볼트론의 인기 덕분인지 2010년에는 아예 일본 토에이로부터 미국회사가 판권을 사들여 소유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일본 고전 애니메이션들이 DVD로 출시되는 와중에서도 고라이온만큼은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라이온은 제 어린시절을 함께한 작품으로 지금 봐도 크게 유치하지 않은 줄거리와 세련된 메카닉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그래서 30여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괜찮은 느낌이네요.
표절로 점철된 국산 애니메이션은 다시 보고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지만, 그시절 떡볶이를 먹으면서 화질나쁜 비디오로 접했던 작품들은 전부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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