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꾸었을지도 모르는 차칸테무르

2023. 12. 10. 12:30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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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라 말기, 몽골의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남쪽에서 바다를 통해 올라와야 할 조세는 남방에서 일어난 홍건적들과 장사성을 비롯한 군벌들에 의해 막혔고, 산동과 하남지역에서는 농민반란이 끊이지 않아 원나라 정규군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형국이었던 것입니다.

특히 천하를 제패한 원나라의 정규군들은 계속된 평화아래 군기가 문란해지고, 특히 장교들의 질적 하락이 이어지면서 예전의 강력한 전투력을 잃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원나라의 마지막 명재상이던 토크토는 남쪽으로 군대를 이끌고 장사성이 장악한 남방 일대를 공격중이었습니다. 결국 장사성의 힘이 다하여 멸망하기 직전까지 몰아붙였지만, 갑자기 대도안에서 놀고 먹기에만 몰두하던 원나라 순제가 그를 탄핵하여 유배를 보내는 일이 발생하면서 결국 원나라군은 대패하고 장사성은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이렇게 원나라의 조정에서 서로의 세력싸움에 여념이 없을때, 남쪽에서는 주원장이 이끄는 세력이 크게 일어나는 중이었습니다. 또한 강남에서 가장 중요한 남경을 점령하고 오왕을 칭한 주원장은 원나라군과 싸우기보다는 자신의 세력에 방해될만한 세력들과 먼저 싸웠고, 그로인해 원나라군과 싸우는 세력들에게 비난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원나라가 각지에서 밀리고 있을무렵, 몽골의 한 영웅이 등장합니다.

몽골 나이만 부족으로 태어난 차칸테무르는 원나라가 각지에서 밀리며 수세로 돌아섰을 무렵, 몽골의 의병을 조직해 반란군과 맞섰던 것입니다.

특히 정규군이 아닌 사병들을 이끌고 싸웠고, 귀족 출신이 아닌 낮은 계급의 출신이었기 때문에 차칸테무르는 몽골 귀족들의 시기질투에 시달렸고 그로인해 조정의 모든 지원을 받으면서 싸울수 없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눈부신 전공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1355년 차칸테무르는 하북일대에서 일어난 농민반란군 30만을 진압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물론 원나라 정규군과 싸우며 지친 농민군이었지만 그래도 엄청난 숫자를 자랑하던 반란군을 제압한 것입니다.

이후 1357년에서는 하남과 섬서 일대에서 일어난 봉기군을 제압하였고, 특히 1358년에는 홍건군의 수장이던 유복통과 모귀가 이끄는 송나라군을 전멸시키고 이들은 완전 일망타진하는 큰 쾌거를 올렸습니다.

아마 차칸테무르가 계속헤서 전과를 올리고, 더 나아가 모든 원나라군의 지휘권을 얻었다면 이렇게 농민반란이 하나하나 진압되고 남쪽에서 일어났던 한족들의 활동 역시 모두 제압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1362년 차칸테무르가 항복해온 장수 전풍의 손에 의해 암살되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북방의 차칸테무르를 상대하기 위해 북쪽을 경계하던 진우량과 주원장도 마음놓고 자신들끼리의 전쟁을 시작했고, 그나마 전투력을 회복하던 원나라군은 다시 구심점을 잃고 약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후 원나라군의 지휘권은 차칸테무르의 아들인 코케테무르의 손에 들어갔고, 그의 지휘아래 산동일대에서 일어난 농민반란이 진압되면서 어느정도 소강상태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남쪽에서 주원장이 진우량을 이기고, 장사성마저 제압하면서 힘의 균형이 완전히 깨져버렸고 주원장이 황제 자리에 오르면서 명나라가 건국됩니다.

 

이쯤되면 정신차리고 명나라를 막는데 힘써야 하지만, 끝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권력투쟁에 열심이던 몽골귀족들은 계속해서 코케테무르의 병권을 약화시키는데 열심이었고 결국 25만의 대군을 이끌고 북상한 명나라의 북벌군을 막지 못하고 수도인 대도까지 내주면서 북쪽으로 쫓겨가게 됩니다.

이러는 과정에서 코케테무르는 여러번 승리를 거두었지만 대세를 막지 못했고, 응창부에서 원나라 순제가 사망하고 명나라군의 들이닥쳐 모든 재물과 옥새를 빼앗아가는 가운데 황태자와 코케테무르만 북쪽으로 도망치면서 원나라가 사실상 멸망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차칸테무르가 10년 정도만 더 살아서 모든 한족들의 반란을 제압했으면 명나라가 세워지지도 못했을 것이고 원나라의 지배는 더욱 지속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차칸테무르의 활약으로 원나라의 멸망이 10년 정도 늦추어졌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이니, 그에게 좀더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점이 못내 아쉬울 정도입니다.

예상치못한 그의 죽음으로 원나라는 멸망에 가속도가 붙었고, 남쪽에서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주원장이 강남일대와 호광일대를 장악하면서 오히려 그의 세력을 굳히는데 일조했으니 몽골의 입장에서는 차칸테무르의 죽음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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