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3. 12:48ㆍ역사
당나라의 마지막 중흥황제로 기록된 선종이 죽은이후, 그의 아들 의종은 재위기간 내내 놀기만 하는 무능한 인간이었습니다. 선종이 그나마 조금 억눌러놓은 환관세력은 다시금 고개를 들어 곳곳의 백성들을 착취하는데 여념이 없었고, 매관매직을 비롯한 부패가 판을쳐 당나라는 그저 망할날만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러는 와중에 당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강남지방은 특히 착취가 심했다고 합니다.
농사도 잘 되고 소금이 나와 그만큼 살기좋은 곳이었지만, 이곳에 내려온 당나라 지방관리들은 그저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어 돈벌 궁리만 했고 결국 강남지방을 중심으로 반란이 일어나는것입니다.
의종이 죽고 희종이 그 뒤를 이었는데, 희종 역시 무능했으며 놀고먹는데만 관심있는 황제였습니다.
희종이 황제가 되었을때, 갑자기 극심한 대기근이 발생합니다. 결국 산동과 하남 일대에서 소금을 판매하던 왕선지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875년 반란을 일으키자 산동일대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던 황소가 이에 호응하면서 당나라 말기를 뒤흔든 황소의 난이 일어났습니다.
아무리 망해가는 당나라였지만, 그래도 중앙군은 강력했습니다.
장안을 향해 진군하던 왕선지는 당군에 패배하게 되고, 사로잡혀 목이 달아났습니다.
여기에서 패한 패잔병들은 남쪽에 있던 황소와 합류해 우선은 당나라 중앙군과 싸우지 않고 남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당시 광동성의 광주지역은 외국에서 온 아랍상인들이나 인도상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었는데, 이곳을 공격한 황소군의 습격을 받아 20여만의 많은 상인들이 죽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재물도 빼앗기는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특히 황소군은 식량이 떨어지자 곳곳의 양민들을 습격하여 죽이고 인육을 먹었다고 하며, 이것 때문에 각지의 백성들이 두려움에 떨었으며 당나라의 지방관리들은 싸우지도 않고 도망쳤다고 전해집니다.
그렇게 원기를 회복한 황소의 반란군은 60만에 이르는 군대를 이끌고 북상하게 됩니다. 곳곳에서 당나라의 절도사들과 싸우기는 했지만, 서로 자신의 군대를 투입하는 것을 꺼리던 상황과 맞물려 당나라의 중앙군을 격파한 황소군은 결국 6년여간의 싸움끝에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에 진입합니다.
그때까지도 놀기에 여념없던 희종은 허겁지겁 장안을 버리고 도망쳤으며, 그 뒤에 들어온 황소군을 장안지역 백성들이 만세를 부르면서 환영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반란을 일으킨지 7년여만에 장안을 점령했지만, 황소군은 별다른 근거지 없이 떠도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장안에 포위되고 맙니다. 특히 형식적으로 당의 신하였던 절도사들은 수도를 점령한 황소군을 토벌하기 위해 군대를 모아 이들을 공격했고, 결국 사방으로 포위된채 또다시 싸워야만 했습니다.
특히 낙양 부근에서 황소의 신임을 받고 군사를 거느리고 있던 주온의 배신은 황소군에게 큰 타격이었습니다. 얼마나 주온의 투항이 결정적이었던지 당나라 조정은 주온에게 주전충이라는 이름까지 하사하면서 황소군과 싸워나갔습니다.
반란군을 격파해 자신의 죄를 씻으려는 주온과 사타족 기병을 이끌면서 세력을 넓히려는 이극용이 황소군을 공격하자, 결국 패전을 거듭한 황소는 하남성 일대로 쫓겨갔지만 결국 싸움에서 패하고 모든 병사를 잃은채 쓸쓸히 자살하며 반란은 끝을 맺었습니다.
원래 당나라는 곳곳에서 할거하던 절도사들을 토벌하며 안정을 찾았는데, 황소가 일으킨 반란 덕분에 근근히 연명하던 국가의 운명은 완전히 끝장나게 됩니다. 거기에 단순한 반란군이 아닌, 백성들을 잔혹하게 학살하고 농경지를 박살낸 군사행동 덕분에 당나라의 조세수입은 완전히 격감하게 되고 이로인해 지방 군벌의 등장을 촉진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농민반란이 아닌, 당시 만연하던 부패에 저항하여 일어난 반란이기 때문인지 현재의 평가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부패하고 무능했던 당나라의 통치를 완전히 종식시키고 새로운 5대 10국으로의 변화를 촉진시켰기 때문에 새로운 사회로의 변화를 앞당긴 농민봉기로서의 의의는 지금도 충분히 찾을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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