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어전회의에서 거론된 조선의 영토

2023. 6. 16. 12:12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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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Zs5Yph8f2Dk

청나라는 1894년 조선과 만주에서 벌어진 청일전쟁에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이 전쟁은 청나라가 양무운동의 결과로 길러낸 신식군대가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에서 패배하였고, 특히 청나라가 심혈을 기울여 양성한 북양함대 역시 일본해군에 패배하고 남은 함대들은 일본에 나포되면서 종결됩니다.

그동안 청나라는 서양에 인재들을 파견해 해군을 건설하고 군대를 양성해왔는데, 이런 인재들 역시 전쟁에서 패하고 전사하게 되면서 향후 지도층이 될수 있는 인적손실도 막대했다고 전해집니다.

 

결국 일본과 청은 강화조약을 맺게 되는데, 당시 청나라의 실권자였던 이홍장이 직접 일본 시모노세키로 가서 강화조약을 비준했습니다. 그 결과 청은 대만과 요동반도, 그리고 팽호열도의 땅을 일본에 할양하며 배상금으로 은 2억냥을 지불하게 됩니다. 당시 은 2억냥은 일본정부의 4년치 세수에 맞먹는 막대한 돈이었고, 결국 이 배상금을 바탕으로 일본이 더욱 군사력을 증강하여 이후 조선을 침략하고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기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청나라의 한수 아래로 생각했던 일본과 강화조약을 맺고, 땅까지 내준 이홍장에 대해서 청나라 조정의 신하들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습니다. 배상금은 어느정도 줄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일본이 요구한 땅까지 내주었다는 사실에서 청나라 신하들의 비판이 컸다고 합니다.

특히 청나라의 수도였던 북경과 가까운 요동반도를 할양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특히 이곳은 청나라가 후금시절 도읍했던 심양이 포함되어 있어 성역으로 취급하던 곳이었는데, 이곳을 할양하는데 거부감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청나라 어전회의 내용을 기록한 청광서조중일교섭사료를 살펴보면, 이홍장은 굉장히 충격적인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요동반도를 내준것은 어느정도 위험성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은 원래 조선의 영토였다는 것입니다.

봉주, 수주, 금주, 복주, 해주, 개주 일대는 원래 송나라와 명나라 이후로 조선의 땅이었는데 청나라가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산해관으로 들어오기 전에 조선에게서 빼앗은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만 역시 원래 네덜란드인들이 점유하고 있던 곳을 명나라 말기 정성공이 탈환한후 강희제가 점령했으니 원래 청나라의 영토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것입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이 영토를 요구하고 있는것은 원래 청나라의 영토가 아니었고, 특히 요동반도는 조선의 땅이었으므로 일본이 이 땅을 노리는것은 우연이 아니며 예전에 넘어간 조선의 영토를 넘겨줘도 청나라에 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청나라 어전회의에서 이홍장이 언급하고 있는 내용은 우리에게 굉장히 생소한 내용입니다.

물론 이홍장이 청나라의 실권자이기 때문에 다른 대신들이 토를달기 어려웠겠지만,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사실을 들어 이런 주장을 했다면 바로 반박이 들어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청의 대신들도 알고있는 역사적인 사실이기 때문에 요동반도를 일본에 넘겨주는것을 끝까지 반대하기 어려웠을거라고 봅니다.

 

이홍장의 발언이 정말 사실이라면, 조선의 영토는 우리가 알고있는대로 압록강과 두만강에 국한된 작은 나라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특히 명나라 멸망 이전에 조선에게서 빼앗았다는 영토를 살펴보면 당시 상황을 어느정도 추측해볼수 있습니다.

조선의 기록에서는 병자호란 당시에 청군에 패배하면서 굴욕적인 항복을 했다고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토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능양군이 삼배구고두례를 하면서 청태종에 항복했다는 내용이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홍장은 분명 조선에게서 땅을 빼앗았고, 그곳은 원래 청나라의 땅이 아니니 일본에 내주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홍장이 없는 사실을 꾸며냈을리는 없고, 당시 황제였던 광서제의 앞에서 발언한 내용이므로 이것에 대해서는 좀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분명 조선은 청과의 전쟁에서 패했고, 땅을 빼앗긴 사실이 있는듯한데도 당시의 사관들이 이것을 기록하지 않았다면 중국처럼 굴욕적인 사실을 기록하지 않았다는 오명을 써도 할말이 없습니다.

 

만약 이홍장이 당시 회의에서 없던 사실을 꾸며내었다면 청나라 조정내에서 아무도 역사적 사실을 올바르게 알지 못했다는 것이 되며, 땅을 넘겨주는 것에는 반대했지만 이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반박을 하지 않았다고 하니 최소한 청이 조선에게 빼앗은 영토가 있었다는 점은 사실로 확인할수 있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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