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대처가 불러온 3차 포에니전쟁과 카르타고의 멸망

2022. 9. 7. 12:07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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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포에니 전쟁을 통해 로마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카르타고였지만, 그것은 거의 명장 한니발의 능력이었을 뿐 카르타고의 역량이 아니었습니다.

무적의 전공을 자랑하던 명장 한니발이 로마와의 자마전투에서 패배하고 도망쳐 자살한 이후, 로마는 카르타고의 목을 차츰 죄어들어갑니다. 로마의 허락 없이는 전쟁을 할수도 없고 군대를 가질수도 없었으며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패자가 되어 그저 목숨만 연명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마는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카르타고를 멸망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습니다.

이름있는 웅변가였던 카토는 그리스와 카르카고를 혐오하는 의견을 내놓았고, 점차 로마내의 강경파들이 득세하면서 카르타고와 그리스지역은 로마의 직접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늘어갔습니다.

 

포에니전쟁 당시에 로마의 동맹국이었던 누미디아 왕국은 카르타고의 옆에 있으면서 자주 카르타고의 부를 탐내어 침략했는데, 로마와의 협약 때문에 전쟁을 할수조차 없던 카르타고는 계속해서 당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체적인 군대를 가지지도 못하고, 용병을 고용해 전쟁을 하려고해도 로마의 허락 없이는 전쟁조차 할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결국 참다못한 카르타고가 용병을 모아 누미디아를 공격하지만 패배하고 배상금을 지불하며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카르타고의 합의되지 않은 군사행동을 트집잡아 로마가 다시한번 카르타고를 공격하게 되었습니다.

 

2차 포에니 전쟁 당시 로마 바로 앞까지 카르타고군을 이끌고 침입해온 한니발의 악몽이 남아있었던 것인지, 로마인들은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카르타고를 제압하고 멸망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카르타고인들은 명장 한니발도 이기지 못한 로마군을 이길 자신이 없었고, 결국 강화사절을 파견하여 굴복하기에 이릅니다. 이때 로마인들의 강화조건은 카르타고가 가진 모든 무기를 반납하고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내놓으라는 다소 무리한 내용이었는데, 이에 따라 카르타고 내의 모든 무기를 넘겨주고 배상금까지 물게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카르타고를 멸망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넘어온 로마군은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카르타고인들에게 성을 직접 때려부수고 로마에 항복하라는 추가적인 조건을 걸었고, 로마에 속았음을 알게된 카르타고인들은 다시한번 저항을 다짐하며 화평을 주장한 사람들을 처형하고 성문을 굳게 닫아 걸었습니다.

변변한 무기도 없이 성안의 주민을 징발하여 성을 지키긴 했지만 당시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던 로마군을 막을수 없어보였고, 로마군 역시 함락을 자신하며 본격적인 3차 포에니전쟁이 시작됩니다.

 

로마군이 카르타고를 멸망시켰다는 명예를 위해 8만명이 넘는 대군을 이끌고 공격했지만, 맨주먹의 카르타고인들은 3년이나 성을 지키며 잘 버티었습니다.

하지만 무기가 없다는 점과 포위된 상태로 3년이 지나다보니 동원된 시민들이 지쳐가는것은 당연했고, 로마군이 강하게 공격하는 와중에 결국 카르타고의 성이 함락됩니다.

그렇게 로마군이 성안으로 진입하여 시가전이 펼쳐지는데, 곳곳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달려드는 카르타고 시민들에 의해 로마병사들은 큰 피해를 입을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결국 집단 학살과 방화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원래는 25만이 넘는 시민들을 수용할수 있는 대도시였던 카르타고였지만 이때 싸움이 3년을 넘어가다보니 많은 사람이 죽었고, 로마가 살아남은 사람들을 모아보니 5만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싸움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싸움을 포기하고 모든 무기를 넘길 무렵부터 카르타고의 멸망은 예견된 것이었고, 결국 살아남은 카르타고인들은 전부 노예로 팔렸으며 카르타고 시는 모든것이 헐리고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일설에는 끝까지 싸운끝에 살아남은 시민들을 로마가 특별히 이주를 허락했다고 하지만 별로 설득력있는 주장은 아니며, 남은 시민들은 아마 노예가 되어 각지로 팔려나갔을 것입니다.

불이 꺼지자 로마인들은 이곳에 소금을 뿌려 완전히 불모의 땅을 만들었으며 그 이후 카이사르가 재건을 시작하고, 아우구스투스가 완전히 재건하여 50만의 시민을 자랑하는 대도시로 다시 태어날때까지 100여년 동안 카르타고는 완전히 버려진 죽음의 땅이었습니다.

 

이미 카르타고의 정예병을 거느린 한니발이 패배하는 시점에서부터 카르타고의 멸망은 기정사실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서도 로마에 굴복해 평화롭게 지내겠다면서 모든 무기를 반납하는 시점에서 이런 결과를 되돌릴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맨주먹의 카르타고가 죽음을 각오하고 3년간 로마군을 막아낸것을 보더라도, 이들에게 무기만 충분했다면 로마군을 이기지는 못해도 충분히 방어가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와의 평화를 강조하며 무기를 넘긴 카르타고의 평화주의자들 덕분에 멸망이 가속화되었으니, 이런 사례를 거울삼아 우리도 평화를 구걸하는 대신 스스로 평화를 지킬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 할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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