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3. 11:31ㆍ미스테리
동로마제국은 사산왕조 페르시아와 오랫동안 전쟁을 치르면서 국력을 소모했습니다.
결국 동로마의 걸출한 황제인 헤라클리우스가 나타나 페르시아가 빼앗은 시리아와 이집트, 소아시아 등지의 영토를 되찾고 영광스러운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이렇게 로마와 페르시아가 지친 틈을 타서 아랍인들이 크게 일어나면서 오히려 로마는 동방영토를 전부 빼앗기고 페르시아는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동로마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폴리스는 아랍인들에게 포위당한채 공격당했는데, 이 과정에서 육군은 아랍인들을 이기지 못했지만 해전에서는 오히려 승승장구하면서 아랍인들의 함대를 모두 파괴하게 되는데 여기서 사용된 것이 그 유명한 그리스의 불이라 불리는 불을 이용한 무기였습니다.
이 그리스의 불에 대한 기록은 고대부터 전해집니다.
기원전 850년경 고대 아시리아인들은 기름과 유황 등을 섞어만든 액체연료에 불을 붙여 무기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것이 고대 그리스로 넘어오면서 그리스의 불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압도적인 숫자와 전투력을 자랑하던 아테네군이 수비측에서 사용한 화공무기로 패배했다는 기록이 보이고, 이 과정에서 거대한 불기둥을 상대방의 진영에 날려보냈다는 기록도 남아있으니 확실히 불을 이용해 전쟁에 승리했다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하지만 동로마제국이 사용한 그리스의 불은 이것을 그대로 사용한것은 아니고, 어느정도 개량과 발전을 거쳐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스의 불은 동로마의 동방속주들이 아랍의 발 아래 무너질때 동방에서 로마로 도망쳐온 칼리니쿠스라는 과학자가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후 이것을 이용해 동로마제국은 여러번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헤라클리우스 황제 사후 동로마는 완전히 밀려나 동방의 모든 영토를 잃었고, 서쪽에서는 불가르족과 다른 이민족들의 공격을 받아 영토가 완전히 쪼그라들고 말았습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대규모 원정으로 획득한 이탈리아만이 제국의 영토로 남은 상황에서, 또다시 아랍인들은 제국의 수도를 포위공격했습니다.
원래 콘스탄티노폴리스는 테오도시우스 성벽이 견고하게 3중으로 지키고 있어 함락시키기 힘든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랍
인들은 함대를 동원해 육지와 바다 양면에서 공격을 퍼부으려 했지만, 그때마다 동로마해군이 사용하는 그리스의 불 덕분에 모든 함대와 보급물자를 바다 한가운데서 잃어버렸고 결국 포위를 풀고 후퇴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그리스의 불은 이후에도 아랍인들이 함대를 이끌고 제국을 공격하는것을 원천봉쇄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아랍의 공세가 약해진 이후 우크라이나 지방에서 강력해진 슬라브족이 남쪽으로 내려와 동로마를 공격했는데, 그때도 그리스의 불은 슬라브족의 함대를 불태우고 그들을 몰아붙이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정도였습니다.
1453년 동로마의 수도가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무너질때도 그리스의 불은 유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당시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지키기위한 서방 제노바 용병들에게도 그리스의 불이 지급되어 사용되었지만, 워낙 동로마측에서 이것에 대한 정보를 비밀에 붙였기 때문에 결국 제국이 망하면서 그리스의 불을 만드는 지식도 동시에 사라져버리게 된 것입니다.
동로마가 사용한 그리스의 불은 지금의 관점으로 살펴보면 화염방사기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특히 어느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동로마 함대가 아랍인들의 배에 마치 직선으로 발사해 배를 불태웠고, 이렇게 배에 붙은 불은 물을 뿌려도 꺼지지 않고 오히려 타올랐으며 오직 물에 젖은 모래나 오줌으로만 끌수 있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동방십자군이 패망할때 아랍측에 사로잡힌 기술자에 의해 이집트에서도 그리스의 불과 비슷한 화염방사기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역시 비밀로 한 탓에 이집트에서도 기술이 실전되어 지금은 그 내용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스의 불은 냉병기가 없었던 고대에는 정말 강력한 힘을 발휘했지만, 화약무기가 등장하면서 이미 퇴출이 예상된 수순이었습니다. 다만 불을 가늘고 긴 관으로 뿜어내듯 발사했다는 기록과 잘 꺼지지 않았다는 내용을 살펴봤을때 지금까지 그 기술이 있었으면 더욱 강력한 전쟁무기로 거듭났을거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거기에 너무 비밀에 붙이고 제조법을 통제한 탓에 오히려 기술이 전수되지 못하고 사라져버렸으니, 과연 고대 그리스의 불은 어떤 원리로 그런 신비한 힘을 냈을지 굉장히 궁금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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