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능력있지만 단명한 명나라 선종 선덕제

hasutalchul 2024. 12. 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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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에게서 제위를 찬탈한 명나라 영락제는 평생을 바쁘게 살았습니다.

특히 명나라 이전의 원나라가 가졌던 판도를 확보하겠다며 무리하게 몽골초원으로 직접 출병하고 대규모의 함대를 동원해 해외로 원정보내는등 아버지 주원장이 쌓아놓은 국고를 탕진해버려 이후의 명나라 황제들은 긴축재정을 할수밖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바쁘게 살았던 영락제는 손자인 주첨기를 원정길에 데리고 다닐 정도였는데, 이때부터 주첨기는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이미 미래의 황제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래서 주첨기의 아버지인 주고치는 너무 뚱뚱하고 건강이 좋지 않아 태자에서도 쫓겨날뻔 했지만, 아들인 주첨기의 능력 덕분에 태자자리를 보전하고 영락제가 죽은뒤 홍희제로 즉위할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건강이 좋지 않았던 탓에 홍희제는 즉위한지 10개월 정도만에 죽었고, 그 뒤를 이어 주첨기가 선덕제로 즉위했습니다. 

 

 

그렇게 명나라의 황제가 된 선덕제지만, 그의 자리를 위협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영락제의 아들인 한왕 주고후는 아버지를 빼닮은 인물로 힘이 장사에 용맹한 성격으로 전쟁터에서 수많은 전공을 세우기고 한 뛰어난 장수였습니다. 마침 형이 죽고 조카가 뒤를 이은 상황에서 주고후는 아버지 영락제를 본받아 제위를 찬탈하기 위한 반란을 일으키고 맙니다.

 

앞서 20여년 전에 건문제는 반란을 일으킨 연왕과 싸우면서 무조건 생포하여 숙부를 죽인 죄인이 되지 않게 하라면서 군대의 손발을 묶었던 바보같은 사례가 있었는데, 선덕제는 이런 전철을 밟지않고 한왕을 토벌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한왕 주고후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역시 명나라 정규군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사로잡힌후 외딴건물에 유폐되어 목숨만 부지하며 살아갔다고 합니다.

반란수괴를 바로 죽이지 않고 살려준것만 해도 큰 은덕이었는데, 숙부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살펴보러 간 선덕제를 주고후가 발견하고 뛰어나와 발로 차는 일이 발생하자 결국 주고후는 불에 태워 죽이는 형벌을 받았고, 살려두었던 그의 아들들 역시 전부 처형당하는 결말을 맞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권력을 공고히 한 선덕제는 국가를 잘 이끌어 나갔습니다.

아버지 홍희제는 재위기간이 짧았을뿐 능력있는 인물이라 좋은 정책을 많이 펼쳤는데, 선덕제 역시 이런 점을 이어받아 명나라의 기틀을 다지고 국고를 가득 채우는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거기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세명의 양씨를 등용해 신하들의 부패를 단속하고 처벌하는 등 선정을 펼쳐 백성들의 칭송을 받았다고 합니다.

북방의 올량합이 침입해 소란을 일으키자 직접 출병하여 이들을 크게 격파하기도 했지만 영락제 시기에 잦은 대외원정으로 인적, 물적 소모가 컸기 때문에 전쟁을 자제하고 내치를 다지는 방식으로 명나라는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이렇게 명나라를 전성기로 이끈 선덕제지만, 조선에 대해서는 굉장히 가혹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당시 재위중이던 조선 세종에게 무리한 공물을 강요하는 한편, 조선의 처녀들을 뽑아 후궁으로 들이는 등 큰 부담을 안겼고 사냥매와 두부기술자를 보낼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조선에서 큰 근심이 되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환관을 총애했던 할아버지 영락제의 실수를 선덕제 역시 그대로 밟고 말았습니다.

환관을 교육하는 내서당을 설립해 환관을 양성하는 일을 맡겼는데, 이후 환관의 권한이 강화되며 명나라가 쇠퇴하는 단초를 맞았던 것입니다.

거기에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재위기간이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으면서 명나라의 혼란에 일조하고 말았으니, 이후 효종 홍치제가 즉위할때까지 명나라는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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