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살펴본 빌라왕 사건
올해 초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빌라왕들의 갭투기와 잇따른 사망을 지난 밤에 그것이 알고싶다 역시 다루었습니다. 확실히 문제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결탁한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빌라왕의 집을 임차인들에게 소개했고, 거기에 여러 거절할수 없는 조건까지 제시하면서 전세계약을 하도록 유도했다고 하니, 더욱 문제가 아닐수 없었습니다.
이번 그것이 알고싶다가 집중적으로 다룬 사례를 보면 이번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수 있습니다.
부동산에서 보조중개원으로 일하면서 나름 성실하게 일했다고 전해지는 빌라왕 김씨는 지난 2016년 무렵부터 전세사기에 가담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갑자기 누군가에게 받은 비랄 40여채를 시작으로, 결국 1000채가 넘어가는 빌라를 소유하면서 발생하는 전세보증금의 일부를 받으며 온갖 세금과 책임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것입니다.
워낙 가지고 있는 빌라의 수가 많으니 이렇게 일부의 전세보증금을 받아도 그 숫자가 어마어마했으며, 결국 그의 몫으로 남은 국세 등 체납된 세금만 60억이 넘는다고 하니 그렇게 모든 책임이 빌라왕에게 쏠릴때까지 관계당국은 왜 그를 조사하지 않았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배후로 지목한건 빌라왕 김씨가 아니라, 그에게 모든것을 뒤집어씌운 컨설팅 업체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만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전세제도 덕분에 일찍부터 전세보증금을 노린 사기가 만연해 있었는데, 몇년전 집값이 많이 오르고 전세금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오히려 이런 사기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국가에서 전세자금 대출 이자를 낮추고, 거기에 국가가 보증까지 해주는 마당이니 전세자금을 사람들이 얻기 쉬워졌으며 이 과정에서 신축빌라를 지은 건물주에게 건물을 사는 동시에 전세 세입자를 구해 이들의 돈으로 빌라대금을 결제하는 시스템이 자리잡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돈 한푼도 들이지 않은채로 엄청난 빌라를 사들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방패막이로 삼을 빌라왕을 구해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웠고, 이후 빌라왕들은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다가 사망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입니다.
이런 빌라왕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판단이 어려운 사람이거나 사회에 갓 나온 초년생같은 정상적인 가치판단이 힘든 사람들을 노렸다고 합니다.
아무리 지금은 어느정도 수수료를 나눠주긴 하지만 자신의 명의로 된 건물에 대한 세금과 2년후 전세만기시에 다시 돌려줘야 하는 전세보증금을 생각하면 절대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차피 토해내야 할 돈인데도 지금 당장 돈이 급한 사람들을 이용해 바지사장으로 내세우면서 자신들은 쏙 빠져나가고 책임을 빌라왕들에게 전가하고 있으니 더욱 문제인 것입니다.
특히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기존의 빌라를 많이 가진 빌라왕들 대신,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골라 다시 바지사장을 세우고 있다고 하니 더욱 잡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더욱 문제로 보이는건 이런 컨설팅 업체들에 대한 정상적인 처벌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미 빌라왕들의 잇따른 사망으로 인해 많은 컨설팅 업체들이 조사를 받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들에게 적용할 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무서운 것입니다.
모든 세금과 책임은 사망한 빌라왕에게 넘어갔고, 컨설팅 업체들은 수수료를 과다하게 챙겼다는 것 이외에 딱히 위법의 상황이 보이지 않으니 경찰과 검찰의 조사에서도 이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는 꼴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이런 전세사기는 지금으로부터 2년전에 밝혀져 큰 문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후에 다시 동일한 내용으로 전세사기가 드러났으니, 이들을 막을수 있는 법적 근거는 그때와 비교해도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입니다.
과연 이번 정부가 이들 컨설팅 업체를 어떻게 처벌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법적 근거가 미비한 상황에서 이들을 내버려 둔다면 또다른 수많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나올 것이고, 무리하게 처벌하자니 가벼운 처벌만 받고 이들을 풀어줘야 하니 사기를 장려하는 꼴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