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해야 할 지나친 외국어사용과 오염된 우리말
France bans English gaming tech jargon in push to preserve language purity
Government officials must replace words such as ‘e-sports’ and ‘streaming’ with approved French versions
www.theguardian.com
프랑스는 원래 문화적인 자부심이 대단한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이지만,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약탈해온 문화재를 자신들의 것인양 자랑스럽게 전시하고 반환요청이 들어와도 무시하는 그런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세에 프랑스 노르망디에 살던 노르만인들이 잉글랜드를 정복하면서 상류층들이 프랑스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래서인지 프랑스어에서 쓰이는 많은 단어들이 비슷한 형태로 영어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영어의 위상이 너무 커져버렸고, 오히려 프랑스어에 영어로 된 단어들이 무분별하게 침투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인지 주로 영어로 된 단어들을 지정해서 프랑스어로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더군요.
예를 들어 progamer는 jouer professionnel, streamer는 jouer-animateur en direct 로 바꾸어 사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던 용어를 억지로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미 이전부터 프랑스는 그런 노력을 해오고 있었고, 이번 조치 또한 정부의 공식 문서에서부터 적용되고 차츰 일반적인 사용으로 나갈 예정이라고 하니 프랑스의 그런 노력이 정착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우리도 그런 언어의 순화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순화노력과는 달리, 이상하게도 우리는 자꾸 영어를 섞어쓰는 이상한 짓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올해 초 기기의 성능저하로 인한 곤욕을 치렀던 삼성전자인데, 이에 대한 입장과 해명을 내놓은 글에서 단어의 선택을 잘못 함으로써 오히려 소비자의 분노를 부른 측면이 있습니다.
고객의 수요 혹은 필요 등으로 쓰면 될것을, 굳이 우리말로 작성중인 글에서 영문으로 바꾸고 대문자까지 써가면서 고객의 Needs를 반영하려는 눈물겨운 삼성직원의 노력이 가상해보일 정도입니다.
왜 고객의 'Needs'라고 쓴거죠?
그냥 요구사항 이나 원하는 것 이라 적으면 되는데 굳이 한/영키를 누르고 바꾸어서 쓴건 있어보이거나 감성적으로 보여서 인가요? 푸하하하핳ㅎ
r1.community.samsung.com
하지만 이런 모습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굳이 저런 단어를 적어서 논란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것으로 보아 저처럼 살짝 불쾌한 느낌을 받은 분들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수 있습니다.

또 얼마전에는 한국 마트의 업적이 올라온적이 있습니다.
분명 여기는 한국이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한글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곳인데도 이렇게 우리말은 찾아볼수도 없는 상태로 영어로만 표기해 놓은 것이 참 어색하게 보이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것에 대한 반응들이 상반되어 나타납니다. 우리말로 적어놓지 않은 점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가하면, 불편하면 저 마트를 가지 않으면 된다는 의견을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PRINT/5768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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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i.co.kr
특히 이런 문제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은 십여년 전부터 문제로 지적된 보그병신체가 가장 적절한 예시일 것입니다.
국적불명의 번역투로 쓰여진 말투부터 시작해 외국어로 적지 않았다 뿐이지 온갖 외래어로 치장한 보그병신체는 이미 많은 사람들도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패션업계의 종사자들은 그들이 지금까지 써왔기 때문에 편하다는 이유로, 그리고 뭔가 일반인들과는 다르다는 인식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런 국적불명의 언어를 아직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이미 우리민족에 따끔한 일침을 남긴 바가 있습니다.
조선에 공자와 예수가 들어오면 조선의 공자와 예수가 되는것이 아니라, 공자와 예수의 조선이 되어버린다는 비판이었습니다. 확실히 우리 한국인들은 우리말을 업신여기는 경향이 크고, 새로운 사상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도 우리 고유의 것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지금도 대화나 문장 곳곳에 영어단어를 섞어쓰면서 자신이 좀더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자랑하려는 사람들이 있으며, 또한 그런 국적불명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즐기고 따라하려는 사람들도 있는 실정입니다.
과연 앞으로 우리가 이런 모습을 고칠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 생활에서 난무하고 있는 어설픈 영어와 일본어를 순화하자고 해도 반발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인것을 보면, 과연 이점을 고칠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수밖에 없습니다.